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삼익홀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여러분도 뉴스를 통해 알고 있듯 지금 우리나라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와 러시아가 존재하기도 전인 중세부터 고유의 역사와 문화, 언어를 가진 국가로 존재했다”며 “러시아는 그런 우크라이나 민족국가가 존재하지 않고, 역사 또한 러시아의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고유의 의복과 음식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이웃 국가가 주장하는 모습이 한국인들에겐 익숙할 것”이라며 중국의 ‘한복·김치 공정’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주의에 필수적인 대상”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꿈꾸는 ‘대러시아’의 부활이 우크라이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또 대사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성취하려는 것은 러시아의 안보나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인 보호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파괴하고 러시아에 편입시켜 제국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한국 학계 일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에 도착한 이후 2014년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내 분쟁이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때문에 발생했다는 러시아의 프로파간다 논리를 답습한 소위 전문가 분석을 맞닥뜨리곤 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에 대한 지식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유로마이단 운동으로 친러정권이 무너진 이후 열린 선거에서 친러정당은 의회에 대거 입성했지만 극우주의자들은 5％ 미만의 득표율만을 얻었다”며 “이것이 극우민족주의냐”고 되물었다.

또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해 러시아를 자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2014년에 공격하기 이전에 우크라이나는 중립국이었다”며 “한국은 군사적으로 훨씬 강대하고 핵무기까지 가진 국가가 영토 일부를 침공하며 어떡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보여준 따뜻함과 지지 연대에 감사하다”며 “한국인들은 나라와 독립을 위해 싸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목숨을 다해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